구글 글래스 카메라의 혁신은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구글 글래스 카메라의 혁신적 특징은 크게 2가지입니다. 먼저, 소형이고 음성으로 조작 가능하다는 점에서 편재형(Pervasive) 녹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인터넷 업로드를 편하게 하여,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기가 한결 쉽습니다. 이런 혁신적인 카메라로서의 특징이, 오히려 시각적 기록물이 가지는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 위험요소의 발생범위와 빈도를 증가시키고, 파급속도와 파급범위를 통제불가능하게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구글 글래스 카메라의 혁신적 특징 2가지를 먼저 소개하고, 이러한 특징들이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인 위험요소인 프라이버시 침해와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특징 하나, 편재형 녹화(Pervasive recording)
첫번째 특징은 수고로움 없이 착용자의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녹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장비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통신하면서 일상적인 환경에서 컴퓨팅이 이루어지는 것을 편재형 컴퓨팅이라고 하듯이, 구글 글래스 카메라의 작은 크기와 쉬운 녹화, 인터넷과의 연결성의 특징들을 아울러 편재형 녹화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카메라/캠코더 같은 촬영용 장비에 있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혁신입니다.
기존 촬영용 장비로는, 카메라든 캠코더이든, 촬영을 하려하거든 녹화를 하려하거든, 무엇인가를 들고 내가 아닌 그 장비가 대상을 바라보도록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촬영은 곧 손에 쥐는 것과 분리할 수 없기에, 기존의 혁신은 장비를 쥐는 자세의 혁신이었습니다.
아래 그림 출처 : 산요 | SANYO Xacti VPC-CG10 – 팝코넷 | 포터블 리뷰
동영상 녹화는 같은 자세로 오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잡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무거운 전문가용 장비는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팔로 무게를 견디는 자세를 취해야겠지만, 가벼운 소비자용 제품은 굳이 그 무게를 받칠 필요가 없습니다. 기존의 캠코더(위 그림)가 어색한 자세를 요구했다면 작티(Xacti, 아래 그림)는 사람들이 도구를 쥐는 일반적인 자세에 사용방법을 맞춰 더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아예 촬영을 손에 무엇을 쥐는 행위로부터 분리했습니다. 장비를 꺼내, 손에 쥐고, 촬영하려는 대상이 아닌 렌즈나 스크린을 보는 것이 이제까지의 촬영이었다면, 구글 글래스는 이 모든 것을 숨깁니다. 소형 카메라와 음성인식 기능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장비는 항상 내 눈 위에 얹혀 있습니다. 따라서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손이 무엇을 할 필요가 없고, 단지 동작을 음성으로 명령만 내리면 됩니다. “Ok glass, take a picture” 와 같이 말입니다. 무엇보다 렌즈나 스크린을 보느라 정작 촬영대상을 보지 못하는 일도 없습니다. 내 눈은 그저 내가 보기 원하는 대상을 보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알아서 카메라가 시선 방향으로 촬영합니다.
특징 둘, 웹으로의 공유를 지향
위의 구글 글래스 홍보 영상에서 보듯이, 구글 글래스로 촬영한 사진, 심지어 촬영중인 영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웹으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촬영중인 영상을 구글 행아웃을 통해 실시간으로 그룹에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딸과의 시간을 보내면서 찍은 사진이나, 공연하며 찍은 영상을, 차후에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구글은 사용자로 하여금 웹으로의 공유 기능을 즐겨 사용하도록 간편하게 만들 것입니다.
사용자가 구글 글래스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의 웹으로의 공유 기능과 접근 권한 설정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는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가능성 중의 하나는, 기본 옵션을 ‘항상 비공개로 공유’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UPDATE 2013/05/01] 구글 글래스로 취득한 데이터는 구글 서버에 자동 업로드 및 동기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커 사우리크가 구글 글래스 해킹을 통해 이러한 구글 서버와의 연동을 무효화시키고, 로컬 서버 혹은 외부 서버와 통신시키는 것 등을 변경할 수 있다고 알린바 있습니다.
참고로, 구글은 자신들의 서비스에 사용자들이 ‘비공개’ 혹은 ‘부분공개’로 올리는 콘텐트에는 접근하지 않으며, ‘전체공개’로 올리는 콘텐트에만 접근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참조 : 불친절한(?) 구글씨 ***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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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글래스 카메라가 갖는 앞선 두가지 혁신적 특징이 조합될 때, 시각적 기록물의 본질적 위험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본질적 위험성의 대표적인 첫번째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것이고, 다음은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입니다.
문제 하나, 프라이버시 침해
시각적 기록물의 첫번째 문제는 촬영된 콘텐트를 통해 프라이버시가 침해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 만화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구글 글래스에 신기해하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녹화당하는 것을 꺼리는 상황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 출처 : The Reality of Google Glass (Comic) – Nitrozac and Snaggy – Voices – AllThingsD
실제 구글 글래스 착용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불편함을 호소한 트윗도 있습니다.
다소 성급한 공지로 보이지만, 시애틀의 한 술집에서는 구글 글래스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선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thought leader)으로 밝힌 주인은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자신이 알려지지 않기를 원하며, 비밀리에 촬영되어 즉시 인터넷에 올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인터뷰한 바 있습니다.
술집에서 내건 표시는 Stop The Cyborgs 캠페인 단체가 제안한 공식 표시입니다.
그림 출처: The 5 Point Cafe – 타임라인 사진
구글 글래스가 대중화되기 전의 시점까지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앞에 있는 사람이 쓰고 있는 구글 글래스가 자신이 담긴 풍경을 녹화하고 있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지 인식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테크 매체인 The Verge 의 편집장 Joshua Topolsky 가 구글 글래스 팀과 인터뷰 중에 스타벅스에 들어갔을 때, 스타벅스 점원이 카메라 담당자에게 촬영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구글 글래스가 촬영 중인 것을 몰랐고, 그래서 구글 글래스에게는 촬영하지 말라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촬영중일 때 구글 글래스에게 불빛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그 신호가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랐던 것입니다.
이는 치안용 CCTV 의 대중화로 인해 보편화된 공적 감시가 사적 감시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뉴욕 시에서 카메라를 실은 무인 정찰기(드론)까지 띄우려는 시대에 사적 감시의 가능성과 위험은 더욱더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드론을 이용한 감시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2013년 1월부터 3월까지 미국의 30개 이상의 주에서는 드론에 대한 법안을 제정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법안은 경찰이 일반적인 공공감시 목적의 드론 사용하는 것을 막고, 범죄와 연관되었다는 충분한 증거 없이 개인을 쫒는 것을 막는 목적입니다. 버지니아에서는 주정부나 지역경찰의 드론 사용에 대한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하였습니다. 시애틀에서는 2월 지역 공동체의 항의로 드론을 도입하려는 계획을 철회하였습니다.
프라이버시 수호자들은 드론이 좋은 목적에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이 쉽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한편, 그 장점이 오히려 위험을 불러일으킨다고 강조합니다. 쉽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드론의 장점이, 경찰이나 다른 이들이로 하여금, 다른 방법으로라면 불가능했을 지속적이고도 침범적인 감시를 수행하도록 조장한다는 것입니다. (참조 : Drone Industry Fears Privacy Backlash)
마찬가지입니다. 쉽게 말 한마디로 촬영할 수 있고, 쉽게 인터넷으로 공유될 수 있는 구글 글래스의 장점이, 다른 방법으로라면 불가능했을 사생활의 일상적이고도, 허락없는 침범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기술에 내재된 원천적인 특성이 새로운 사용 방식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문제 둘, 커뮤니케이션 실패 – 제거된 맥락
앞선 문제가 즉각적이고 본능적인 거리낌이라면, 다음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기록물의 해석에서 비롯되는 문제입니다.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은 맥락을 말하지 않기에 이를 보는 사람들이 전체 맥락을 다르게 파악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2003 년에 촬영된 위 사진은 미군에게 사로잡힌 이라크 군인의 모습(가운데)을 서로 다른 프레임(왼편, 오른편)에서 잡았을 때를 보여줍니다.
그림 출처 : The Media’s Manipulation of Photos
왼편의 사진은 이라크 포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비정한 전쟁을 말하고 있습니다. 오른편의 사진은 포로에게 물을 먹이는, 전쟁 중의 휴머니즘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맥락은 가운데 사진이 말하고 있습니다. 총구를 겨누고 있는 동시에 물을 먹이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것마저도 심지어 사실이 아닙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사진 왼쪽 상단의 총 뒤의 군인이 포로의 오른편에 무릎을 굽혀 앉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총구는 사진을 찍는 각도에서 봤을 때 총구가 이마 위에 포개졌을 뿐, 총구는 무릎을 굽힌 군인과 카메라 사이에 있기에 실제로는 포로를 겨누는 방향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누군가가 포로를 총구로 겨누는 해석은 착시 현상이라는 겁니다. 총 뒤에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에서 있었던 커뮤니케이션 실패와 그것을 복구하기 위해 등장한 수고롭고도 잉여로운 노력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이처럼 해명되기라도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운이 좋습니다. 해명되지 않고 오해된채 지나치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시각적 기록물은 자신의 프레임 밖의 맥락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사진을 보는 사람이 프레임을 잡은 사람의 의도대로 생각하도록 강제합니다. 또한 시각적 기록물은 굉장히 생생하기에 그것이 말하는 것이 사실과 동일하다고 호소합니다. 하지만 위 사진에서 보듯이 사진은 유심히 보지 않는 한 사람을 속이기도 합니다.
구글 글래스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이 누구나 접근 가능하게 공개될 수 있다는 특징은, 맥락이 제거되거나 소멸된, 혹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각적 기록의 파급효과가 급격하게 커지는 방아쇠 역할을 합니다. 현장에 관계 없는 제3의 다수가 부적절한 개입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 개입은 촬영당한 사람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개입이며, 맥락이 제거되었기에 정확하지 않은 판단에 근거한 개입일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시각 기록물은,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위험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적 결함을 지닌 기록물이, 앞선 두가지 특징과 만날 때 예측할 수 없는 규모의 커뮤니케이션 참사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PyCon 2013 에서 하나의 트윗으로 인해 테크 업계가 뒤숭숭하게 들썩인 예는, 허락없는 편재형 녹화와, 맥락이 제거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웹상으로의 공유로 인한 공적 전파라는 요인이 모두 만났을 때, 통제할 수 없는 파급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sm_park 님이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요지는 이러합니다. Sendgrid 에서 개발자 에반젤리스트로 일하는 Adria 가 기술 컨퍼런스 PyCon 에 참석해서 아래와 같은 트윗을 두 남자의 사진과 함께 남겼습니다. 자신의 뒷자리에 있는 남성들이 forking repo 라는 소프트웨어 용어와 “big” dongle 이라는 용어를 성적인 의미로 사용하며 농담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Adria 는 주최 측인 Pycon 에 이것을 대응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진 속의 두 남자는 Play Haven 이라는 회사 소속이었는데, Adria 의 트윗으로 인한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 항의했고, 결국 회사는 두 명중 한 명을 해고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이 Adria 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여성에 대한 남성의 공격의 기회로 삼은 사람도 많았습니다. 마침내는 Adria 역시 Sendgrid 에서 해고되고 맙니다.
Not cool. Jokes about forking repo's in a sexual way and "big" dongles. Right behind me #pycon http://t.co/Hv1bkeOsYP—
Adria Richards (@adriarichards) March 17, 2013
(트윗 사본 사진 출처 : Adria Richards, PyCon, and How We All Lost | Amanda Blum)
문제가 되는 부분은, Adria 가 공적이지 않은 문제를 다루는 맥락을 트위터라는 공적 맥락으로 확장 시켜버렸다는 점입니다. Adria 는 문제에 대한 해결을 컨퍼런스 측에 요구한 동시에,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올려버렸습니다. 이 것은 문제의 범주를 지나치게 확장시켜버린 과도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이 연단 위에서 공개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성적인 뉘앙스로 농담을 했으면 그것은 실례이고 그것이 트위터로 올라갈 일이겠지만, 적어도 저 둘은 자신들의 사적인 대화와 얼굴이 누군가에 의해 공개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커뮤니케이션 실패는 Adria 의 과도한 항의에 그치지 않습니다. 해고된 남성이 Hacker news 에 올린 위의 글에 따르면(참조 : Hi, I’m the guy who made a comment about big dongles. First of all I’d like to say I’m sorry. | Hacker News ), Adria 의 트윗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여러 맥락이 드러납니다. 그 남성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Adria 가 이 문제를 Pycon 에 문제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합니다. 더불어 Adria 가 경고 없이 웃으며 사진을 찍었으며, 자신들에게는 어떤 항의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dongle 에 대한 농담은 성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forking 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자신들이 그것을 의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여성이 그것을 신경쓰고 있으며, 자신들의 의도보다 더 폭넓게 해석할 줄은 몰랐겠지요. (당사자들에게 항의 표시 없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컨퍼런스 측에 요구한 것은, 현장에서 사과를 요구하기에는 불편하거나, 오히려 위협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에 Adria 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해고된 남성의 맥락까지 고려해보면, 사진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Adria 의 트윗에 담긴 사진은 성적 농담을 하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멀쩡한 표정으로 딴청을 피우는 팔 걷은 남성과 음흉한 시선으로 이쪽을 응시하는 곱슬머리 남성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웃는 여성에게 사진을 찍히며 보인 표정이라고 생각한다면 bias 되지 않은 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구글 글래스로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이 웹에 공개되는 순간. 그것은 공공재가 될 잠재적 소지가 있습니다. 의도적이든 실수이든 ‘공개’로 접근권한이 설정되기만 하면, 누구나 접속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공재입니다. 그런 점에서 Adria 는 사안의 맥락을 사적인 부분에서 공적인 부분으로 심지어 “허락없이” 터뜨려버렸다는 점에서 부적절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맥락이 제거되고, 사실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텍스트와 사진이라는 콘텐트가 있었습니다. 구글 글래스 카메라로도 동일한 커뮤니케이션 참사가 재현될 수 있습니다. 허락을 구하지 않고도 촬영할 수 있는, 맥락이 소멸된 시각적 기록물을 두고, 사적 맥락을 공적 맥락으로 바꾸어 공개할 수 있고, 피촬영인들의 “허락 없이” 사진이나 영상을 손쉽게 웹에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고된 남성이 남긴 말은,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파장을 호되게 경험한 세 아이의 아버지가 인터넷 상의 신상 노출과 평판 하락, 해고라는 비싼 값을 치루고 얻은 교훈입니다.
“우리의 행동과 말이, 크든 작든, 심각한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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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Stop The Cyborgs 캠페인 단체는 전면적 규제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술이 인도하는 대로 맹목적으로 이끌려가지는 말자며, 시민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사회적, 물리적 규제를 두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치인, 법률가, 블로거 등을 대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글 대변인도 이에 대해 “구글 글래스가 아직 매우 초기 단계이고, 휴대전화 같은 다른 신기술들처럼, 행동양식이나 사회적 규범이 시간에 따라 발달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언급하며, 사회적 수용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을 수 있음을 내포한 바 있습니다.
Joshua Topolsky 는 앞선 인터뷰에서 구글 글래스의 프로덕트 매니저 Steve Lee 에게 트위터에서의 RT 와 같이 일종의 “구글 글래스 에티켓”을 세우려는 시도가 있느냐고 물었고, Steve 는 그래서 Explorer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도, RT 를 머리말에 붙이고 타인의 트윗 내용을 언급하는 행동양식을 트위터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트위터 사에서도 RT 가 트위터의 공식 기능은 아니지만 트위터의 이용 규범, 즉 타인의 내용을 인용하는 의도의 사람들 사이의 약속으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구글은 그 예처럼 일단 실생활에 구글 글래스를 던져보고, 사용자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려는 모양입니다.
카메라 기능을 뺀 디스플레이 기능만 갖춘 구글 글래스를 내놓아 섬뜩한 부분을 제거하자는 의견 또한 있습니다. 위에서의 우려를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는 방법입니다만, 그렇다고 구글 글래스에서 카메라가 빠지는 것은 능력을 크게 잃는 셈이 됩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술 도입에서 그것이 지닌 위험성을 최소화시키고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구글 글래스가 사회적으로 보다 수용가능한 방향으로 이용될 수 있는 몇가지 제약과 제안들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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