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운전차가 관련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 승자와 패자들

무인운전차는 차량기술의 발전이기도 하지만, 기술-산업-사회 생태계의 관점에서 보면, 생태계 전체를 존재하게 한 각종 산업들을 재편시킬 만한 영향력이 있습니다. 그러한 영향력을 최대치로 계산하였을 때, 전체 생태계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정리한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Google’s Trillion-Dollar Driverless Car — Part 2: The Ripple Effects – Forbes

[UPDATE 2013/07/13] The Money Side of Driverless Cars – NYTimes.com 에서 참고한 내용을 추가합니다.

기본이 되는 전제는 인간 운전자가 일으키는 사고의 발생율이 줄어들므로, 사고가 90%까지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통근에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 역시 90%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런 전제로부터 시작되는 생태계 전체에 미칠 손해는 광범위합니다.

먼저, 사고율이 줄면서 차량 매출이 줄어듭니다. 먼저 완성차 제조업체가 피해를 입고, 뒤따라 리스/대출 등의 차량 관련 금융업도 피해를 입습니다.

사고와 관련한 산업도 피해를 입습니다. 차량 수리업, 에어백, 차량 보험, 상해 보험, 응급실, 차량 사고 전문 변호사 등의 산업도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UPDATE 2013/07/13])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의 조사에 따르면 교통사고의 93%는 운전자의 인적 오류(Human error)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사고와 관련한 산업군에서 인적 오류가 급격히 제거될 수 있는 무인자동차 시대의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고민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자동 운전으로 인해 교통규칙을 더 잘 준수하게 되면, 범칙금으로 벌어들였던 정부의 세입이 감소합니다.

[UPDATE 2013/07/13]) 예를 들어 워싱턴의 경우, 1분당 6장, 하루에 5,300장의 주차티켓을 발부해 거두는 수입이 연간 8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를 대체할 수입원에 대한 정부의 고민은 필연적입니다.

자동 운전으로 도로를 증설하지 않고도 더 많은 차량이 운행된다면, 정부가 대규모 도로 증설 공사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도로 교통관련 유틸리티 산업 전체의 매출 감소를 불러옵니다. 신호등, 가로등, 도로 포장, 시멘트, 아스팔트 자재 등의 산업이 피해를 입습니다.

[UPDATE 2013/07/13]) 그리고 운전과 관련한 노동자들 역시 생계의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택시 운전자, 운송 차량 운전자, 주차 위반 징수원, 버스 운전자 등등 말입니다.

이런 산업들에 피해를 끼친다면, 새로운 기회 역시 존재합니다.

기존에는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킨다는 이유로 차량에서 제외되었던 것들이 혜택을 입을 것입니다. 차량 외관꾸미기 산업이나 차량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그 수혜 대상입니다. 전자 업체, 앱 개발업체 등의 기회입니다.

사고 위험이 줄면서 차량 공유 서비스가 대중화되고, 그와 연계된 약정 모델 등의 금융업 역시 혜택을 볼 것입니다.

보험사 역시 기회를 얻습니다.  실시간 운전 데이터와 연계된 새로운 보험이 그 하나의 예입니다. 다만, 운전자가 사람이 아닌 자동운전차량이므로, 보험가입의 주체는 탑승자가 아닌 완성차업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완성차업체에게도 산업의 법칙을 바꿀 수 있는 기회입니다. 차량은 독립된 탈것에서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완성차업체가 기존에는 철강완제품을 파는 제조업이었다면, 수리/보험 등의 서비스를 통합하여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업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로 과실에 대한 책임이 논의 중입니다.

완성차업체들은 자동운전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을 경우에도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할까 우려합니다. 무인자동차량에 관련한 미국의 법안은 연방정부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각 주 별로 다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 자동차제조사연합(AAM)은 면책조항을 법안에 명기하기 원합니다. 플로리다주의 최근에 개정한 법안은, 실제 면책조항이 들어가 있습니다. 튜닝한 무인자동차로 인해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자동차제조사가 법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서명한 관련법안에는 플로리다와 같은 자동차제조사의 면책 조항이 포함돼 있지않습니다.

최대치로 추정한 영향력이기에, 분야에 따라 영향을 받는 정도가 제각각일 것입니다. 기술-산업-사회 생태계 하위 레벨의 유틸리티 산업의 경우 변화의 추세가 느리지만, 한번 변화의 모멘텀을 얻게되면 거대한 변화가 올 것입니다. 개별 차량에 가까운 산업을 지켜본다면, 변화의 기미를 더 빨리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