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하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주문형(on-demand)으로 시청하는 OTT(Over The Top) 비디오 서비스로 대표되는 새로운 비디오 시청 행태가 기존 TV 경험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이 기존 도구의 연장선에 담겨질 것이라 상상하는 이들은 그 가능성을 미처 다 보지 못하고 있다. @sm_park 님의 블로그 포스트에서 제시한 추상적 사고(Abstract thinking) 와 우연한 구현(Accidental Implementation)이라는 프레임을 빌어, 실시간 방송이라는 대중 컨텐츠를 소비하는 추상적 사고가 어떻게 탄생했으며, 그 우연한 구현이 어떻게 사용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추상적 사고의 발전이 우연한 구현의 교체를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서 풀어보고자 한다.
sangminpark 님의 해당 포스트 : 소프트웨어, 실무형 인재의 신화 Follow @sm_park
대중 컨텐츠 소비 방식의 창조
기존 TV 경험은 대중을 상대로 한 실시간 단방향 비디오 서비스가 그 창시로부터 반세기 가량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는 수많은 인프라/HW/SW 업체들의 공진화를 통해 점차 세련되게 발전하여 온 결과물이다. 수신기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로서의 TV, 실어날려질 컨텐츠를 제작하는 TV 스튜디오, 컨텐츠를 소싱하여 시간별로 배치하는 채널 프로바이더로서의 TV 네트워크, 이런 채널프로바이더들을 묶어 송출을 담당하는 지상파/케이블/위성 등의 브로드캐스팅 인프라와, 이들의 수익의 큰 비중을 담당하는 광고주까지 방송 시스템의 생태계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촘촘히 엮여있다.
현재까지의 TV 경험은 많은 사람을 상대로 송출된 비디오를 보겠다는 “추상적 사고“에 대한 “우연한 구현“의 연속적인 결과가 누적된 현상태이다. 이는 제품이나 시스템의 구현에 그치는 것이 아닌, TV 산업 생태계라는 거대한 가치 사슬의 구현이다. RCA 사의 흑백 권투 중계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대중 방송이 대중적이 되어간 것은, “많은 사람을 상대로 한 단방향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데이비드 사노프(David Sarnoff)의 추상적 의지가 결국에는 많은 사람로 하여금 “많은 사람을 상대로 송출된 비디오를 보기원한다”는 추상적 욕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1939년 7월 뉴욕에서 David Sarnoff 의 영상이 촬영되어 텔레비전 방송으로 송출되고 있다.
출처 : Television History – The First 75 Years → 1939 July Radio Craft
그는 라디오를 대중적으로 보급하는 것을 구상하면서, “무선을 이용해 음악을 가정으로 옮겨서, 라디오가 피아노나 축음기를 대체”시키겠다는 비전이 있었다. 1910년대 당시 미국 가정내의 엔터테인먼트란, 축음기를 재생하거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정도였다. 콘서트와 연설과 프로 스포츠 중계는 비싼 값을 치루고 그 자리에 갈 수 있는 몇몇 고소득층에게만 한정된 문화였을 뿐이다. 공간의 한계를 무선을 통해 없애 버림으로, 문화와 예술에 있어, ‘대중’의 문화와 ‘대중’의 예술이 등장하기 위한 준비가 된 것이다.
이 추상적 사고의 우연한 구현을 가능케 한 것은 송신국과 가정용 수신기 ─우리가 라디오, 그리고 TV 라 부르는 것─ 이었다. 훗날 케이블과 위성이 그 역할을 대체해가나, 송신국과 수신기라는 단방향의 브로드캐스팅 개념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정확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당시로서 가능한 기술들을 조합해, 라디오라는 장치의 “우연한 구현”이 가능함을 보았고, 이것의 사용례를 예측했으며, 시장 침투가 가능한 가격대 및, 소비자에게뿐만 아니라 광고 생태계까지 염두에 둔 수익 모델을 제시하였다. (주 1)
새롭게 찾아낸 이 욕구는 ‘모두에게 같은 방송’이라는 ‘One for All’ 방식으로 소화되었다. 이를테면, 원하는 신문을 골라서 구독하는 것이 아니라, 가구마다 지역배송국과 계약을 맺어, 지역배송국이 결정한 특정 신문들의 조합을 받아보는 셈이다. 내가 주로 보는 신문이 2종류일지라도 지역배송국에서 10종의 신문을 모두 보는 선택지 밖에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리하여, 전국민이 보는 스포츠 경기와 전국민이 시청하는 TV 드라마 시리즈가 있었다. 대형 스튜디오가 드라마를 제작하면, 유력한 몇 개의 TV 네트워크들이 이를 사서 방영한다. (심지어 대부분의 대형 스튜디오는 TV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기에 제작에서 방영까지 안정적인 진행이 가능하였다.) 시청자들은 지상파, 혹은 구독하는 케이블의 매번 보는 채널을 통해 항상 보는 프로스포츠의 새로운 시즌을 시청하거나, 새로 시작한 TV 드라마를 보곤하였다.
대중 컨텐츠 소비 방식의 분파 – 추상적 사고의 외연 확장
주문형 비디오는, 송출되는 그 시간이 지나면 소멸돼버리는 브로드캐스팅의 한계를 보조했다. 특정한 시간에 매이기를 원치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컨텐츠를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보기원하는, 심지어는 몇번이고 다시 보기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를 맞춰준 첫번째 매체는 VHS 비디오였다. 자신이 시청할 수 없는 시간에 방영되는 실시간 컨텐츠를 녹화하거나,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녹화하여 몇번이고 다시 보는 경우였다.
주문형 컨텐츠 소비의 다음 트렌드는 DVR 또는 PVR 로 불리는 저장 매체를 통해서였다. 수백 GB 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외부셋탑박스에 비디오 녹화보다 훨씬 편리한 인터페이스, 작은 크기에 충분한 용량 등의 장점들로, 비디오보다 편리하게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었다.
대중 컨텐츠의 가치 사슬의 변화 – 유통, 소비
컨텐츠가 디지털로 옮겨갔다. 음악은 부호화되어 인터넷상의 장터에서 거래되고, 구매한 디지털 파일은 MP3 플레이어 안에서 재생된다. (애플이 이 가치 사슬을 최고 수준으로 완성시켰다.) 사람들은 웹에 자신이 촬영하거나, 편집한 비디오를 올리고, PC 를 이용해 웹 비디오를 시청한다. (구글이 이 플랫폼을 사들여 개인의 비디오에도 광고를 달게끔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방송사들이 방영된 프로그램의 다시보기를 웹에서 제공하고, 상영 예정인 영화의 예고편이 웹으로 제공되고, 상영을 마친 영화를 웹에서 구매해 볼 수 있다. (방송사와 영화사라는 컨텐츠 업체들이 PC 를 통한 자사의 웹사이트나, 자사의 전용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전자책이 종이책의 매출을 잠식할 것을 미리 예측한 회사는 직접 전자책 기기의 판매와 전자책 유통을 담당해, 자기잠식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용을 치룬 대가를 누리고 있다. (아마존이 이 가치 사슬을 최고 수준으로 완성시켰다.) 이 모든 것의 배후에 유통과 구매 소요시간이 극히 짧아지게 한 브로드밴드 망이 있다.
컨텐츠가 웹으로 들어오면서, 컨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의 방식도 바뀌어 갔다. 선호하는 읽을거리가 꾸준히 올라오는 블로그를 RSS 로 구독하여 자신만의 읽을거리 목록을 구성한다. 이러한 행태가 대중의 것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할지언정, 이후의 컨텐츠 소비 방식의 시초가 되었다. 트위터는 마이크로 블로그와 RSS 의 형식을 묶어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시하여, 사용자 자신이 재조합하고 커스터마이즈한 컨텐츠들을 구독한다는 개념을 드디어 대중의 것으로 만들어놓았다. 애플의 아이튠즈는 Genius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구매목록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추천해준다. 넷플릭스(Netflix)는 사용자가 지금까지 시청하였던 영화 타이틀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장르나 감독의 영화를 “발견”하게 해준다.
TV 에 관한 그 다음 욕망 – 추상적 사고가 탈바꿈하다
사람들은 TV 시청에 원하는 것도 예전과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진화되어온 주문형 TV 시청 행태의 경향이디지털 컨텐츠 유통/소비의 경향과 만나 새로운 욕망이 탄생하고 있다. 유선 인터넷 속도가 충분히 빨라지면서, 자신이 구독료를 내지 않는 프로그램들에 방영시간에 상관없이 “접속”할 수 있게 되었다. 방송을 보기 위해 실시간 유료 방송을 “구독”할 필요로부터 독립이 가능해진 것이다! 넷플릭스라는 주문형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 구독하는 사용자들은 실시간 방송 대신, 몇일 지난 현재 방영되는 TV 시리즈 혹은 방영이 종료된 지난 시즌의 TV 시리즈나, 이미 끝난지 오래된 TV 시리즈 등을 주문형으로 손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TV 경험은 특정 방영시간이라는 기존의 제한된 시간으로부터 독립했을 뿐만 아니라, 공간의 제약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인터넷이 연결된 미디어 소비기기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TV 를 시청하는 곳이다! PC 뿐만이 아니라, 애플과 구글 플랫폼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침실이든, 공원이든, 공원 화장실이든! TV 를 시청하는 곳이다.
이러한 새로운 TV 시청행태가 기존의 행태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는 통계가 잡히고 있다. Altman Vilandrie & Co 의 조사에 따르면, 18-34세의 젊은 세대의 11%가 스마트폰으로 “매일” TV 쇼와 영화를 보며, 이 세대 중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TV 리모컨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TV 조작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젊은 세대 중 1/3 만이 정해진 방송시간에 맞춰 TV 를 본다. 이러한 추세는 좁혀지고 있다. Ericsson 의 조사 에 따르면, 주문형 시청이 상승세이고 생방송 시청이 하락세 현상이 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에 걸쳐 13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PVR 브랜드인 Tivo 와 Netflix 의 구글 검색 트렌드를 비교했을 때도 이러한 추세가 명확해진다. Tivo 의 검색 쿼리수는 2007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 반면 Netflix 의 검색 쿼리수는 2008년을 기점으로 수직상승하며 기존 Tivo의 검색량의 십수배에 달하는 관심을 받고있다. PVR을 이용한 주문형 TV 시청이 소수의 트렌드였다면, 넷플릭스는 Tivo 의 사용자층뿐만 아니라, 주문형 TV 시청에 관심없던 대중까지도 자신의 고객으로 포섭하면서, 주문형 TV 시청을 대중의 트렌드로 끌어올린 것이다.
(관련 기사 : The decline and fall of TiVo and Media Center)
Netflix 의 위엄.
쩌리짱이 된 Tivo 와 Media Center 자리의 다음 차례가 누구일까?
출처 : The decline and fall of TiVo and Media Center | ZDNet -> The decline and fall of TiVo and Media Center
- [UPDATE 2013/05/02] 컨테이너의 숨겨진 쟁점의 이해 (Understanding Containers in Organic Media) | Organic meida Lab 에서는 컨테이너의 사회적 역할, 연결성, 가변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에서의 인사이트를 위의 논지에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브로드캐스팅 스트림이라는 컨테이너에 실렸던 tv 프로그램들은 한번 흘러가버리면 다시 볼 수 없다는 실시간성이라는 컨테이너가 주는 제한에 구속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디오테이프에, 혹은 DVR 에 녹화를 하여, 컨테이너가 주는 시간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였다. 이제는 브로드캐스팅 송출업자가 콘텐트를 브로드캐스팅 스트림 컨테이너에 싣고나서, 인터넷과 연동된 다시보기 서비스 컨테이너에 병행하여 싣고있다. 새로운 컨테이너는 시간적 구속이 없다. 소비자들은 컨테이너를 선택할 수 있게 되자, 콘텐트에 적합한 컨테이너를 분간하기 시작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실시간 이벤트, 예컨대 스포츠 이벤트 등은 브로드캐스팅 스트림으로 시청하는 것이 적합하다. 하지만, 실시간성과 상관없는 (대부분의) 콘텐트들은 인터넷 컨테이너로 봐도 무방하다.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으면 부대와 술을 모두 망친다
새로운 추상적 사고의 우연한 구현을 위해 브로드캐스팅 인프라는 적합하지 않다. 웹이 적합하다. 사용자와 컨텐츠 사이에서 수많은 데이터 들이 오가고, 이를 토대로 사용자에게 보여질 채널과 화면을 재구성하는 것이 지상파, 케이블, 위성 TV 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이 분명하다. 반면 웹 서비스 기술들이야말로, 주문형 TV 시청 행태를 만족시켜주는 우연한 구현의 여러 제반 기술들을 갖췄다. 주문형 비디오, 미디어 소비기기로의 스트리밍, 사용자 참여 서비스, 등.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이의 한가지 구현안은 마치 트위터의 기본화면과 유사할 수 있다. 기존의 리니어 채널들을 묶어 제공하던 브로드캐스팅 송출업자들이 아니라, 원자와도 같은 낱낱의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채널들을 재조합한다. 각각의 채널들마다 자신들의 트윗을 시간순으로 업데이트하면, 트윗 단위로 쪼개진 컨텐츠들이 사용자의 타임라인에 올라온다. 사용자가 팔로한 채널들의 조합인 타임라인은 철저히 사용자가 선택에 의해 구성될 것이다. 트위터와 새로운 채널 구성의 차이점은 분류에 있다. 트위터는 중요도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없지만, 재조합된 채널은 사용자가 지정해둔 설정이나 혹은 알고리즘에 의해 원하는 컨텐츠에 빠른 접근이 가능하도록 배치될 것이다. 또다른 구현안은 친구들이 추천하거나, 즐겨보는 비디오들이, 혹은 나와 비슷한 연령대, 비슷한 관심사를 갖는 시청층이 즐겨보는 비디오들이 업데이트되는 일종의 페이스북의 피드와 같은 형태일 수도 있다.
- [UPDATE 2013/05/02] 유사 실시간 편성[pseudo-live programming] | DIGXTAL 에서는 브로드캐스팅 송출업자 입장에서 위와 같은 타임라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 피드는 최신 프로그램부터 시작한 순서대로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사용자는 그 중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트위터 타임라인 같은 유사 실시간 편성 예시
그림 출처 : 유사 실시간 편성[pseudo-live programming] | DIGXTAL
두 시청행태의 과도기적인 동거 – 젊은 세대의 변화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이제는 Each for Each 의 방식이 기존의 All for One 방식 과 병존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TV 시청자들 역시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이 컨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에 익숙해질수록, TV 에서 그러한 경험을 하게 해주겠다는 사업자들의 시도를 한번 해볼만한 것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이들의 정도는 다양하여, 극단적으로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사용자로부터, 유료방송을 저렴한 요금제로 대체하는 사용자에까지 다양하다. 극단적인 부류는 자신이 원하는 채널들을 묶는 권한을 케이블/위성 등의 송출사업자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를 그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적극적인 부류일 것이다. 유료 방송의 구독료가 너무 비싸 저렴한 서비스로 바꾸는 대신,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보충하기 위해, 저렴하게 즐길만한 넷플릭스(스트리밍 서비스만의 경우 미국에서 월 $8) 등의 웹 기반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선택하는 이들은 합리적인 사용자라 부를 수 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주문형 스트리밍 비디오를 보완재가 아닌 대체제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Altman 의 조사에서 이러한 “Cord Cutter“와 “Cord Shaver“의 유의미한 통계가 탐지된다. 전체의 20%가 케이블 요금을 줄인 “Cord Shaver”이며, 이는 전년보다 15% 정도 상승한 수치이다. 실제로 케이블을 해지한 “Cord Cutter” 는 전체의 3-4% 뿐이다. 하지만 18-34세의 젊은 세대 중 24% 가 케이블 해지를 심각하게 고려하다는 것에서 미루어, “Cord Cutter”의 비율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온라인 비디오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케이블과의 단절을 준비하거나 이미 치루었다.
젊은 세대의 변화는 한국에서도 관측된다. 한국 닐슨의 자료인 2000년 이후 지상파 TV 방송에 대한 연령별 시청률 변화에서 볼수 있듯, 50대, 60대, 70대 이상은 2000년 기준 10년간 1%P 안팎의 하락을 보여, 2011년 현재 10-15% 의 시청률을 보이지만, 30대는 10년간 4%P 빠진 7%를 보이고 , 10대 이하, 10대, 20대는 3-4 %P 하락하여 5% 안팎의 시청률을 보인다. 황성연 AGB 닐슨미디어리서치 연구위원의 지적대로 “지상파 TV 단말기 이외에도 DMB, 스마트폰, 태블릿 PC등으로 TV 시청을 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이다.
10대이하에서 20대 세대중 5% 만이 지상파를 시청한다. 광고주들의 탈출이 시작된 것이다.
출처 : 미디어오늘 -> ’30대 이하 시청률 급락’ 지상파 불안으로?
현재까지는 이러한 주문형 시청 행태에 제대로 포섭되지 못한 생방송의 영역도 조금씩 융합이 진행되고 있다. 올 3월, MLB 는 애플 TV 의 플랫폼을 통해 주문형 생방송 서비스를 연간 $99.99 로 제공하기로 하였고, NBA 는 시즌당 7팀의 경기에 대해 주문형 생방송 서비스를 $64.95 에 제공하기로 하였다. TV 네트워크나, 방송 인프라를 통하지 않고, 컨텐츠 제공업체가 직접 소비자에게 생방송 비디오를 전달하는 시도가 시작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자사의 프로야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시도하였다. 프로야구를 보기위해 DMB 가 내장된 폰을 구매하려는 팬들이 있을만큼 확고한 방송콘텐츠이기에 이러한 시도가 가능했던 것이다. (출시 한달 만에 3G 를 통한 서비스는 중단되었다. 출처: 미디어스 연예-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규제, 조속한 도입 필요!)
추상적 사고를 좇지 못하면, 다른 이들이 빚어놓은 우연한 그릇을 되풀이해서 좇을 수 밖에 없다
컨텐츠를 객체로 한 수많은 동사들의 흐름 변화와, 컨텐츠라는 객체 자체의 적응과 자기 혁신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낱개의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아웃소싱에 몰두하는 TV HW 제조사들은, 아이폰의 성공 방정식이라는 일반해일 수 없는 선택을 차용하는 바쁘고도 게으른 노력을 하다 @DIGXTAL 님의 표현을 빌어 스마트폰으로 치면 PDA같은 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의 이 우연한 구현마저도, 새로운 컨텐츠 소비 방식과 그 시점의 시대적 기술의 가능성 내에서 또다른 새로운 구현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비디오 시청에 대한, 혹은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미디어 소비 방식에 대한 새로운 추상적 욕구와 의지라는 추상적 사고를 구현할 수 있도록.
1400 단어가 넘는 장황한 글을 140자로 줄이면 위와 같다.
즐겨찾기 해둔 트윗을 다시 읽어보니 글의 흐름과 일치하여 무안했다.
(주 1)
다음은 사노프가 라디오라는 새로운 장치의 보급을 구상했던 메모의 요약이다. 원대한 꿈을 제시하고 이를 이루어내는 추진력을 가진 비저너리를, 잡스 이전에도 가졌던 미국은 복된 나라임에 틀림없다.
내게는 라디오를 피아노나 축음기와 다르지 않은 수준의 가정 생활용품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다. 무선을 이용해 음악을 가정으로 옮겨놓겠다는 것이다.
(…) 음악 전송의 문제는 이미 원칙적인 해결이 주어졌고 따라서 전송 파장에 맞춰진 수신기는 모두 전송된 음악을 수신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수신기는 단순한 ‘라디오 뮤직박스(Radio Music Box)’ 형태로 설계되어 서로 다른 몇 개의 파장으로 준비될 수 있으며, 그러한 파장들은 스위치를 올리거나 버튼을 누르면 변경이 가능하다.
‘라디오 뮤직 박스’는 증폭관과 확성전화기로 보완될 수 있으며 모두 라디오 박스에 깔끔하게 탑재 가능하다. (…) 송신기 파워는 필요한 경우 5킬로와트로 생성되어 반경 40-80 킬로미터에 두루 미침으로써 각 가정에 엄청난 음량의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이와 동일한 원리는 다른 수많은 영역으로도 확장이 가능해서 이를테면 가정에서 연설을 청취하는 일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중요한 국가 행사들도 그때그때 라디오를 통해 발표되어 전파될 수 있다 .야구 경기 점수도 (…) 전달될 수 있다. 본 계획은 도시를 벗어난 지역에서 생활하는 농부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누구보다 흥미로울 수 있다. (…) 그들도 인근 도시의 해당 반경에 전송되는 콘서트와 연설과 음악과 리사이틀 등을 즐길 수 있기 대문이다. (…)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 라디오 한대당 75달러라는 적정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10만대 가량 대량 생산되는 라디오를 75 달러로 판매할 경우 상당 수익이 기대되는 ‘라디오 뮤직 박스’ 판매가 기업의 주요 수입원이 될 것이다. 이차적 수익원은 송신기 판매와 간행물 <Wireless Age>의 발행부수 및 삽입 광고를 늘림으로써 일어날 수 있다. (…) 미국의 1,500만 가구 가운데 약 100만 가구나 7% 가구만 라디오를 구입하더라도 그것은 곧 7,500만 달러라는 상당량의 매출을 의미한다. (…) 기업을 광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기업의 이름이 궁극적으로 각 가정에 널리 전파되고 (…)
Gleason Archer, History of Radio to 1926 (pp.110-113.)
Todd G. Buchholz, 죽은 CEO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5. 데이비드 사노프 (pp.488-90.)에서 재인용
Pingback 하신것 보고 왔는데 정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트윗으로 멘션하려했는데, 먼저 리플라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플랫폼이라 핑이 빨리 가네요^^
스마트폰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던 것처럼 TV경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추상적 사고를 들여다보지 않은채 구현에만 몰두하고 있기때문은 아닌가 하는 화두를 얻어서 포스팅 작성에 좋은 길잡이로 삼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